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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은 http://user.chollian.net/~v1732 다목적 글소리 샘 장덕진에게 있음

보 물 지 도

 

  화창한 어느 봄날의 아침이었습니다.
  동수는 요 위에 지도를 그리며 좀처럼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큰 일이라도 난 듯 해님은 따끔따끔 더욱 따갑게, 참새들은 짹짹짹 요란하게 야단법석을 떨어보았지만, 동수는 햇살 손에 풍선을 달아 솔바람 가랑잎 부채를 들고 신선처럼 두둥실 꿈나라 여행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싱그런 푸른 숲 사이로 메아리 되여 들려오는 "뻐꾹뻐꾹" 뻐꾸기 울음소리는 부모를 잃은 고아처럼 동수를 외롭고 슬프게 했습니다. 그러나 곧 동수의 두 눈은 아기 다람쥐들이 학교놀이를 하며 재밌게 놀고 있는 바위마루에 왕방울처럼 멈추어 섰습니다.
  "밤돌아, 동시 한번 읽어볼까?"
  선생님 다람쥐가 말했습니다.
  그러나 밤돌이 다람쥐는 놀란 자라처럼 목을 움츠린 채 앉아 있었습니다.
  "선생님, 늦잠 자고 서두르다 책을 안 가져왔나 봐요."
  착한 상수리 다람쥐의 변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을성 없는 도토리 다람쥐는,
  "선생님, 밤돌이가요 늦잠 자다 요 위에 그만, 이히히."
하고 촉새처럼 입방아를 찧었습니다.
  그러자 아기 다람쥐들은
  "하하하, 얼레 꼴레리 요 위에 지도를 그렸대요. 얼레 꼴레리 "
하고 마구 놀려댔습니다.
  '어쩌다 저렇게 되었을까?'
  그 불쌍한 모습은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동수는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슬그머니 눈을 돌려 오솔길로 달려갔습니다.
  그 곳에는 아기노루 한 마리가 산새들 노래에 두 귀를 쫑긋하며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저러다 길을 잃으면 어쩌나? 엄마가 저 쪽 골짜기에서 허둥지   둥 목이 메이도록 찾는 줄도 모르고  '
  걱정이 된 동수는 엄마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려고 용을 써 보았습니다. 그러나 용을 쓰면 쓸수록 점점 더 높이 구름 위로 날아 오르고, 방해라도 하듯 비행기는 쌩쌩 거리며 푸른 산 구름 위를 지나 파란 하늘을 숨바꼭질 하 듯 구름 속을 제비처럼 신나게 날아다니며 동수를 어지럽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뿔 달린 하늘 도깨비는,
  "번쩍, 우르르 쾅쾅."
  방망이를 휘두르며 재미있다는 듯 폭풍을 일으키며 뒤흔들더니, 타고 날던 동수의 풍선을 터트리고,
  "랄라, 랄랄라  "
콧노래를 부르며 사라졌습니다.
  그 순간 동수는 총에 맞은 꿩처럼 먹구름 속으로 곤두박질을 하며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아 아안 돼 엄마!"
  깜짝 놀라 눈을 뜬 동수는 물에 빠진 생쥐처럼 식은땀을 졸졸 흘리며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아, 꿈이었구나!'
  맥 빠진 모습으로 앉아 있을 때 어디선가 신나는 음악이 햇살처럼 문틈 사이로 들려왔습니다.
  ♬ '빛나는 아침 햇살 곱게 받으며 창문을 활짝 열고 바람 타   고 오르면 푸른 꿈은 솔솔......' ♬
  '아, 저 노랫소리!'
  바로 누나의 방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누나는 그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아침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누나, 벌써 일어나 공부 해?"
하며 능청을 부리자, 누나는 코를 막고 손을 내저으며,
  "아이고 이 냄새, 어서 학교 갈 준비나 해."
  "아아, 알았어."
  동수는 음악에 끌려 미처 갈아입지 못한 옷을 몰래 챙겨 입고 밖을 나가 보았습니다.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지난 체육 시간에 웃음거리가 되었던 줄넘기, 그 줄넘기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해 보았습니다. 잘 안 되었지만, 또 해 보았습니다.
  그 때 등산을 가셨던 아버지가 돌아오셨습니다.
  "어! 벌써 일어났니?"
  "네"
  "아, 요 놈 이마에 땀방울 좀 봐! 어서 들어가 밥 먹자. 학교 늦   겠다."
  "네."
하고 바라보는 동수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햇빛에 이슬처럼 반짝였습니다.
  눈 깜짝 할 사이, 동수는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수저를 들고 쳐다보았습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누나는 놀란 듯이 서로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동수야, 더 먹을래?"
  "네, 좀"
  "동수가 오늘은 밥맛이 좋은 게로구나!"
  늘 아침이면 징징거리며 먹는 둥 마는 둥 밥투정만 부리던 동수가 어머니는 신기하셨던가 봅니다.
  "동수야, 내일이 외할머니 생신이란다 너도 같이 가야지?"
  "음  , 결석하고 가란 말이에요?"
  "  "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요, 엄마!"
  "어떻게 걱정을  ?"
  "누나가 있잖아요. 누나와 함께 집 잘 보면 되니까요."
  "오호 그러렴, 기특도 하지."
  모처럼 동수의 가족들은 한 자리에 모여 즐거운 아침 식사를 하였습니다.
  동수는 서둘러 가방을 메고 누나와 함께 훨훨 춤을 추듯 학교에 갔습니다. 길가에 꽃들도 방글방글 덩달아 춤을 추는 것 같았습니다.
  교실에 들어서니 모두들 웃음꽃 핀 얼굴로
  "동수야, 안녕!"
  "안녕!"
하며 반가워하였습니다.
  수학 시간이었습니다.
  늘 그랬듯이 선생님은 숙제를 검사하셨고, 단골 손님처럼 병태와 동수도 불려 나와 발바닥 세 대씩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병태가 먼저 맞고 잔뜩 찡그린 얼굴로 다리를 질질 끌며 들어갔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순이는 겁에 질려 떨고 있었습니다. 동수도 맞았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다 다음엔 꼭 해 올 게요."
  "오 그래? 오늘은 지각도 안하고  , 무엇이 감사하니?"
  조용하던 아이들이 깔깔 웃어댔습니다. 선생님도 웃으시며 동수의 어깨를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딱딱한 곱셈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알기 쉽고 재밌게 열심히 가르쳐 주시고, 동수는 물론 모두들 열심히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 주시자, 동수는 손을 번쩍 들고 나갔습니다. 의아스러운 듯 조용하던 교실이
  "와아, 와아  ."
하며 박수소리가 요란했습니다.
  평소 얄밉게 굴던 짱구가 불끈 주먹을 들어 엄지손가락을 펴 보이며 웃어주었습니다. 선생님도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동수는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반장도 부럽지 않았고 얄밉던 짱구도 좋아졌습니다.
  전 같으면 마루에 가방을 팽개쳐 놓고 바람처럼 쏘다니다 흙투성이가 되어 있을 동수였지만, 숙제를 하며 집을 보았습니다.
  "딩동, 딩동딩동."
  누나였습니다. 동수를 본 누나는 생긋 웃으며 칭찬의 눈빛으로 과일도 깎아 주었습니다.
  동수는 저녁을 먹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잘 안 되었습니다. 잠도 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은 마음에 누나도 그런가 봅니다.
  누나는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아, 보름달!"
  누나와 동수는 서로 하얗게 웃으며 달님이 부르기라도 한 듯 평상으로 나가 걸터앉았습니다. 보름달은 유난히도 밝아 보였습니다.
  누나는 달을 보며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습니다.
  ♬ "둥근 달 거울 속에 내 얼굴 보면 푸른 꿈 키우느라 열린 방울 은방울 땀방울은 하나 둘 보람으로 열렸네 힘차게 뛰어보자. 꿈을  ." ♬
  동수는 노랫소리 들으며 넋을 잃은 사람처럼 앉아 있더니, 하얀 목련꽃 피어나듯 누나를 바라보며,
  "누나, 누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데?"
  "음  글쎄?"
  "에계계?"
  "그러는 넌?"
  "그건 보물이야 보물. 에헤헤  ."
  "보물이라고? 요게 누날 놀려!"
하고 둥근 달 거울 속으로 깔깔거리며 동수가 들어가자, 누나도 따라 들어갔습니다.
  아마 동수의 보물을 알고 있는 듯 달님은 그 뒷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어 주었습니다.